에스더에 대한 모르드개의 요청(에 4:5-17)
바사의 법률은 매우 엄격하여, 부인들을 가두고 있었다. 왕의 부인에게는 더욱 그러했다. 그러므로 모르드개가 자신이 이처럼 중요한 일을 직접 에스더와 이야기한다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하닥이 그들 사이에서 여러 가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그는 왕이 그녀를 섬기도록 명한 자로서, 그녀가 신임할 수 있었던 자로 보인다.
Ⅰ. 그녀는 모르드개에게 사람을 보내어 이제 그가 애통히 여기고 있는 환란이 어떠한 것인가(5절), 그리고 그가 왜 굵은 베옷을 벗지 않는가를 상세하고 충분히 알고자 했다. 시온을 사랑하는 우리들 모두는 어떻게 해야 우리의 슬픔과 기쁨을, 기도와 찬미를 좀 더 잘 고할 수 있는지를 알기 위해, 이처럼 소식을 묻는 것이 좋다. 우리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우는 이유를 알아야 한다.
Ⅱ. 모르드개는 그녀에게 이 일의 전모에 대해 믿을 만한 소식을 전하면서, 이 일을 왕에게 중재해 줄 것을 부탁했다. "모르드개는 자기의 당한 모든 일을 하닥에게 말했다" 고 했다(7절). 그리하여 하만이 그에게 절하지 않은 모르드개에게 어떠한 반감을 지니고 있으며, 무슨 계략을 품고 이 조서를 선포했는가를 알렸다. 그는 또한 그녀에게 조서의 초본을 보내어, 그녀와 그녀의 백성들이 얼마나 긴박한 상황에 있는가를 알렸다. 그리고 만일 그녀가 그에 대한 존경을 지니고 있거나 유다 백성들에 대한 호의를 품고 있어 자신도 그들의 편임을 나타내고자 한다면, 지금 왕이 알고 있는 잘못된 사실을 바로 규명하도록 진상을 조사하며 그 선포된 것을 취소해 줄 것을 부탁했다.
Ⅲ. 그녀는, 자기가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지 않고서는 왕에게 나아가 고할 수 없는 입장임을 모르드개에게 밝혔다. 그러므로그녀에게 그것을 강요한다는 것은 모르드개로서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녀는 유다 민족을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기다리며 굴복하고자 했다. 그러나 만일 그녀가 악인이라는 누명을 쓰고 죽는 죽음을 각오하고 모험을 해야만 했다면, "청컨대 나를 용서하옵소서" 하고 말하면서 다른 중재자를 모색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1. 왕명이 없이 왕에게 오는 자는 누구이든-왕이 "그들에게 금홀을" 기꺼이 "내어 밀지" 않는 이상-사형에 처해야 한다는 것이 국법이었고,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그녀를 기쁘게 맞아 줄지는 매우 의심스러운 일이었다(11절). 이 법은 왕의 신변의 안전을 위해 신중하게 만들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왕은 잘 보기 힘든 존재로서 하나의 작은 신으로 섬겨야 한다는 교만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것은 어리석은 법이었다.
(1) 왜냐하면 왕이 누구에게 나서는 것이 두려워 은밀한 곳에 은거해 있는 것은 왕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일이다. 이것은 궁궐을 감옥으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고, 그들 스스로는 침울하고 심지어는 우울하게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따라서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주었고, 그들 자신에게 부담을 안겨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 자신의 오만과 나쁜 성품으로 해서 그들의 삶을 비참하게 만든다.
(2) 그것은 신하들에게도 나쁜 일이었다. 하급 재판장들이 왕에게 와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주도록 청하고 또 호소할 자유가 없다면, 그 하급 재판장들은 왕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왕 중의 왕이 계시는 법정은 이와 같지 않다. 우리는 그의 은혜의 보좌가 있는 계단을 언제나 담대히 나아갈 수 있으며,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에 대한 화평의 응답을 분명히 듣게 될 것이다. 우리는 예수의 보혈로 인해 그 안뜰뿐만 아니라 가장 거룩한 지성소에까지도 환영을 받으며 들어갈 수 있다.
(3) 이것은 특히 그들의 "뼈 중의 뼈와 살 중의 살인" 여인들에게 매우 불편을 주었다(왜냐하면 법에는 그들이 제외된다는 단서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것은 그 누구보다도 그들 아내에 대해 더욱 고약한 의도를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왕들은 더욱 자유롭게 첩들과 즐길 수 있었고, 에스더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왕들이 그들의 정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법률을 짜 맞출 정도가 되면, 그 나라는 비참하게 된다.
2. 현재 그녀의 상황은 매우 불리했다. 하나님의 섭리는 바로 이 중대한 시기에 그녀를 침체된 상태에 있도록 했고, 그녀에 대한 왕의 애정은 냉각된 상태에 있도록 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왕에게 나아가지 못한 지가 이미 30일이었다" 고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의 믿음과 용기는 더 많은 시련을 겪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왕의 총애를 받게 된다면, 하나님의 선하심은 이제 더욱 밝게 빛날 수 있었다. 하만은 술뿐만 아니라 여인들을 이용하여 왕으로 하여금 그가 행한 것을 생각지 않도록 만들기에 노력했으리라는 것을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그러므로 그녀는 무시되었다. 그것은 하만이 그녀를 귀찮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왕과 그녀를 이간하려고 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Ⅳ. 모르드개는 그녀가 어떤 어려움을 당한다 하더라도 이 큰 일을 왕에게 고해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다(13, 14절). 어떠한 변명도 소용없었다. 그녀는 대변자가 되어 이 일을 고해야만 했다. 그러므로 그는 그녀에게 다음과 같은 사실을 시사했다.
1. 그것은 그녀 자신을 위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모든 유다인을 진멸하라" 는 조서는 그녀를 제외한 것이 아닌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너는 왕궁에 있으니 홀로 면하리라 생각지 말라. 왕궁이 너를 보호해 준다거나 왕후의 면류관이 네 생명을 구하리라고는 생각지 말라. 너도 유다 여인이다. 그러므로 그 나머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면 너도 역시 당하게 될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그녀가 적으로부터 어떤 죽음을 당하느니 보다는 그녀의 남편으로부터 조건부의 죽음을 당하는 것이 오히려 지혜로운 일이었다.
2. 이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 해결되고 말 것이며, 따라서 그녀는 안전히 모험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만일 네가 그 일을 거절한다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해방과 구원을 얻을 것이다". 이것은 가장 큰 환난을 당할 때, "언약을 의심치 않으며 절망 가운데에도 소망을 지니는" 강한 믿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도구들은 실패할지 모르나 하나님의 언약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3. 만일 그녀가 두려움과 불신앙으로 인해서 이제 그녀의 친구들을 버린다면, 하늘로부터의 심판이 그녀와 그녀의 집을 멸하리라는 두려운 사실을 각오해야 했다. "너와 네 아비 집은 멸망할 것이나, 나머지 유다인들은 살아남게 되리라." 악한 방법으로 생명을 구하려 하며, 하나님께 대한 의무를 충실히 행함으로써 그를 진심으로 의지하지 않는 자는, 죄로 인하여 그 생명을 잃게 될 것이다.
4. 그녀를 왕후가 되게 한 것은 하나님의 섭리에 힘 입은 것이었다. "네가 왕후의 위를 얻은 것이 이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아느냐?" 그러므로
(1) "너는 하나님과 그의 교회를 위해 이러한 일을 행할 수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너는 네가 높이 된 그 뜻에 보답하지 못하게 된다."
(2) "너는 이 일이 실패할까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께서 너로 하여금 그것을 행하도록 계획하셨다면, 그는 너를 돌보실 것이며, 성공하게 하실 것이다." 이제
① 그녀는 유다인을 구원하기 위한하나의 도구가 되기 위해, 왕에게 나아갔다. 이 사건에서 보면 모르드개의 추측은 옳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사랑하셨으므로, 에스더를 왕후로 만드신 것이다. 하나님의 모든 섭리에는 지혜로운 뜻과 계획이 들어있으나, 그것이 실행되기 전에는 우리가 알 수 없다. 그러나 결국 그것은 모두 교회의 유익함을 위해 이루어지고 있었음이 입증될 것이다.
② 그녀가 지금 용기를 얻어 그녀의 백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한 가지 좋은 이유는, 이 일의 개연성이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서 현재 이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 어떤 목적을 가지고 계시는가를 생각해 봐야 하고 그 목적에 대한 응답을 연구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과 우리의 세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우리는 그것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것을 개선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그것이 우리에게 맡겨졌기 때문이다. 모르드개는 그녀에게 이러한 것들을 강권하였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느 유다인 작가들은 에스더에게 알리기 위해 모르드개가 "자기의 당한" 모든 일을 고할 때(7절), 또 이러한 이야기도 덧붙였다고 말하고 있다. "그가 하만의 음모를 눈치채고서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던 날 밤에, 그는 학교에서 돌아오는 세명의 유다 아이들을 만났다. 그는 그들에게 그날 무엇을 배웠는가를 물었다. 한 어린이는 잠언 3장 25, 26절에 있는 창졸간의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두 번째 어린이는 이사야 8장 10절 너희는 함께 도모하라. 그리하면 필경 그것은 이루어지지 못하리라 하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세 번째 어린이는 이사야 46장 4절, 내가 지었은즉 안을 것이요, 품을 것이요, 구하여 내리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모르드개는 '어린 아기와 어린 짐승에게 힘을 먹여 주시는 선하신 하나님이여!' 하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Ⅴ. 에스더는 어떤 위험이 따르더라도, 왕에게 나아가 탄원할 것을 결심했다. 그러나 그녀와 그녀의 동지들은 먼저 하나님께 탄원했다. 먼저 그들이 금식하고 기도로써 하나님의 은총을 얻은 후에야, 그녀는 왕의 은총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다(15, 16절).
1. 그녀는 이제 이스라엘 사람에 합당한 경건과 믿음을 가지고 말하게 되었다. 그녀는 왕들의 마음을 쥐고 계시어 이 왕의 마음이 그녀에게로 기울도록 하실 수 있는, 그 하나님을 우러러보았다. 그녀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아갔지만, 그녀는 자신이 안전하리라 생각했고, 또 마음을 편히 할 수가 있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녀의 영혼을 하나님께 맡겼으며, 그녀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보호 가운데 이루어질 것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은 기도하는 백성이었고 그는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었으므로, 그녀는 기도로써 하나님의 은총을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특별한 때에는 금식과 기도를 함께 하는 것이 선한 사람들이 행해야 할 태도라는 것을 알았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은 실제로 금식도 하고 기도도 했다.
(1) 그러므로 그녀는, 모르드개가 수산에 있는 유다인에게 "금식으로 성결케 하고 엄숙한 집회를 열도록" 지시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리하여 그들이 속해있는 각 회당에 모여, 그녀를 위해 기도하고 3일 동안 모든 식사와 맛있는 음식을 멀리하고, 될 수 있는 한 아무것도 먹지 않는 엄숙한 금식일을 지킴으로써, 죄에 대한 부끄러움을 표하고 하나님의 자비에 비해 그들의 비천함을 깨닫게 되기를 바랐다. 하나님의 은총을 받기 위해서 이렇게 많은 수고를 하고 자기부정을 행하는 것을 싫어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은총이 얼마나 값진 것인가를 모르는 자들이다.
(2) 그녀는 그들의 집회에 올 수 없었으므로, 왕궁에 있는 자기 처소에서 그녀의 가족들과 함께 이 금식을 거룩히 지킬 것을 약속했다. 그녀의 시녀들은 유다인이었거나 또는 적어도 개종하여 그녀와 함께 금식하고 기도하려는 자들이었을 것이다.
여기에 시녀와 함께 기도하는 여주인의 훌륭한 본보기가 있는데, 이것은 본받을 만한 일이다. 또한 은밀한 곳에 감금되어 있는 자들도 엄숙한 집회에 모인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기도 드릴 수 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즉 몸은 한 곳에 있지 못하더라도, 영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들을 위해 기도해 주길 원하여 그 기도를 받는 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기도한다고 해서, 자기들은 기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2. 그녀는 왕후로서의 용감성과 결단력을 가지고 말하게 되었다. "우리가 이 일에 대해 하나님을 구했으니, 이제 왕에게 나아가 내 백성을 위해 잘 말해야겠다. 나는 그것이 규례를 어긴 것이나 하나님의 율법에 합당하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어떠한 일이 있든지 그 일을 감행하고 내 생명의 귀중함은 생각지 않겠다. 그렇게 하여 하나님과 그의 교회를 위해 일하고 죽으면 죽으리라. 내 생명을 버릴 수는 있는 일 중, 이보다 더 귀중한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의무를 행하지 않고 내 백성들과 함께 죽느니보다는 내 의무를 행하고 그들을 위해 죽으리라." 그녀는 열왕기 하 7장 4절에 나오는 문둥이들처럼 생각을 전개했다. "내가 여기 앉아 있어도 죽을지라. 만일 내가 모험을 하면 살지도 모르며, 또 내 백성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를 당한다 하더라도, 내가 죽기밖에 더하랴." 모험하지 않고서는 얻는 것도 없다. 그녀는 절망이나 분노 속에서 이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의무를 행하려는 거룩한 결심과 그 결과를 하나님께 맡기는, 즉 하나님의 거룩한 뜻을 따르려는 마음에서 말한 것이다. 이 책의 외경에서(13, 14장) 우리는 이에 대한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기도를 읽을 수 있는데, 이들의 기도는 모두 매우 독특하면서도 적합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이야기의 전망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이 야곱의 자손에게 "너는 나를 헛되이 구하는도다" 하는 말씀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마태복음 산상수훈 성경말씀] 심령이 가난한 자(마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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